이슬람 무장단체 탈레반이 점령한 아프가니스탄에서 한 엄마가 철조망 위로 자신의 아기를 던졌다는 보도가 나왔다. 철조망 맞은편에는 철수를 준비 중인 영국군이 있었으며, 아프간 엄마는 "내 아기를 구해달라"며 말한 후 아기를 던진 것으로 알려졌다.
19일(현지 시각) 더 선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영국군의 낙하산 부대는 카불 공항 인근에 있는 바론 호텔 입구에서 철수 준비를 하고 있었다. 호텔 입구에서는 철조망이 설치되어 있었다. 영국군의 한 장교는 "(탈레반이 카불을 점령하자) 어머니들은 절망에 빠졌으며, 탈레반에게 구타를 당하고 있었다"라고 당시를 회상했다.
이어 "한 엄마가 '내 아기를 구해달라'며 자신의 아기를 철조망 위로 던졌다"라며 "이후 다른 엄마들이 자신의 아기를 철조망 위로 넘겼다. 아기 중 일부는 철조망에 그대로 떨어졌다. 정말로 끔찍했다"고 말했다.
미군이 주둔하고 있던 카불 공항에서도 철조망 위로 아기를 던지려는 영상이 사회적관계망서비스를 통해 공개됐다. 영상에서는 카불 공항의 입구에 설치된 철조망에 아프간 시민들이 몰려 있다.
몰려든 시민들의 맞은편에는 무장한 미군이 있었다. 한 아프간 여성은 미군에게 "탈레반이 몰려오고 있다. 제발 살려달라"고 애원하고 있다. 일부 시민들은 어린아이와 아기를 철조망 위로 넘기려고 하고 있다.
아프가니스탄을 장악한 탈레반은 여성들에게 인권을 보장하겠다고 발표했다. 탈레반은 과거와 달리 여성도 히잡만 쓴다면 교육을 받고 일자리를 구할 수 있으며 혼자 집 밖에 나가는 것이 허용된다고 했다.
그러나 카불의 한 시민은 더 선과 인터뷰에서 "우리는 탈레반이 변했다고 믿고 싶다. 그러나 탈레반을 두려워하고 있다"고 호소했다.
김정호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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